흥선대원군(興宣大院君) 이하응(李昰應, 1820-1898)은 조선 말기의 정치가로서 서화에도 능했다. 그의 묵란화는 구도와 필묵법에서 ‘석파란(石坡蘭)’이라는 독특한 화풍을 창출하여 조선적인 묵란화의 한 전형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. 이 작품은 이하응이 68세가 되던 해인 1887년에 그린 것으로, 시서화(詩書畵) 일치의 격조를 갖춘 석파 묵란도 중 수작(秀作)이라 할 만하다. 능숙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필치로 먹의 농담(農談)과 건습(乾濕)이 조화를 이루며 자신감 넘치는 필묵법이 돋보이며, 묵란을 그리는 노년의 심경을 표현한 제시(題詩)가 그림과 잘 어우러졌다. |